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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228일 목요일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

 

성탄 팔일 축제의 넷째 날, 우리는 예수님의 탄생으로 일어난 참상 하나를

기억합니다. 그것은 헤로데 임금이, 베들레헴에서 태어난 아기가 커서 자

기 왕권을 위협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, 그 일대에 사는 두 살 이하

의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죽여 버리는 광기 서린 끔찍한 일입니다. 한 아기의

탄생으로 밝게 비추는 빛, 그리고 많은 아기의 죽음으로 드리워진 어두움,

예수님의 탄생 사건에는 이처럼 명과 암이 공존합니다. 구원하러 오신 분의

탄생이 그토록 많은 이의 죽음을 불러일으킨 이 역설을 어떻게 이해할 수

있을까요? 아무런 죄도 없이, 영문도 모른 채 죽어야 하였던 그 아기들의 희

생이 구원 역사에 정말 필요한 일이었는지 묻게 되지만, 이해할 수 있는 이

유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.

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, 구원의 때가 오자 이 아기들은 자기들 희생

의 피로 그 역사에 기꺼이 동참하며 하느님께서 계획하신 구원 사업에 크게

이바지하였다는 사실입니다. 그들의 희생으로 헤로데의 광기는 잠잠하여졌

, 임금은 더 이상 그 아기를 찾아다니지 않게 됩니다. 베들레헴의 죄 없는

아기들이 한 아기의 죽음을 대신한 것입니다. 그리고 그들 덕택으로 살아난

아기는 자라나서 모든 이의 죽음을 대신하게 됩니다. 그의 죽음이 우리가

모두 누릴 영원한 생명의 밑거름이 된 것입니다.

생각하여 보니, 교회는 복음을 위하여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봉헌한 순

교자들의 피로 더욱 굳건하여질 수 있었습니다. 꼭 순교의 형태는 아닐지라

, 신앙인은 누구나 하느님의 구원 사업에 어떤 방식으로든 참여하도록 초

대됩니다. 베들레헴의 아기들은 복음을 모르면서도 그 초대에 응하였는데,

복음을 잘 아는 우리야 얼마나 더 깊이 그분의 뜻에 동참하여야 하겠습니

? 하루하루 봉헌하는 우리의 작은 희생이 하느님 나라 건설에 조금이나

마 이바지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.

 

-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-